사기사와 후미카의 오프닝 토크

 이건... 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되는 거겠지요? 그... 오늘 라디오를 수록하기 전에 북 카페라는 곳에 가봤어요. 처음가보는 가게였기에 조금 긴장했지만 가게 안은 책과 커피의 향기로 둘러싸인 차분한 분위기라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오래된 소설의 초판본이 있었기에 열중해서 읽었을 정도예요. 너무 오래있다 보니 수록시간에 조금 늦을 뻔 했지만요.


(딩동딩동)


 고맙습니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맛있는 카페라테와 여러 사람들에게 읽혀졌을 표지가 조금 바랜 문고본을 손에 들고 다시 가고 싶다고 생각해요.

 그러고 보니 카페라테라 하면 카페오레와의 차이를 자주 지적됩니다만. 카페라테가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섞은 것, 카페오레가 드립커피와 우유를 섞은 것, 이라고 해요. 카페라테의 뜻은 카페와 라테, 커피와 우유인지라 본래 똑같은 것이지만 발상지인 이탈리아에선 보통 커피라고하면 에스프레소인지라... 일본에선 그렇게 많이들 구별하는 듯해요...

(삐이-)


 앗... 죄송합니다. 이야기가 새어버렸어요. 죄송합니다. 그럼 슬슬 시작할까요.


 데뷔 특별 기획 노려라 신데렐라 NO.1

 막 데뷔한 신인 아이돌들이 내일의 톱 아이돌을 노려서 아이돌력을 UP하기위해 힘내는 방송 노려라 신데렐라 NO.1 퍼스널리티인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서두부터 아이돌과 아무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해서 죄송해요.


(딩동딩동)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또 다시 이야기가 탈선해버린다면 사양하시지마시고 지적해주세요.


(딩동딩동)


네. 그... 자기소개지요. 이름은 사기사와 후미카, 19살 학생입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삼촌의 서점을 돕고 있습니다. 삼촌의 서점에는 장서의 종류가 상당히 많아서 아직 보지 못한 책을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삐이-)


....아 그렇네요. 또 이야기가 새버렸어요. 죄송합니다.

저기... 책을 좋아하고 서점을 도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보지 못한 책을 만났을 때의 기쁨은 글과 말로는 다 할 수 없기에...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그저 행복한 기분이 됩니다.

대학의 전공은 문학부입니다만, 독서를 좋아하다보니 들어온 느낌이라. 말을 자아낸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딩동딩동)

 

이번 CD데뷔 때 멋진 노래를 받았어요. 미흡한 면도 있지만 가사의 의미에 하나하나 마음을 담아서 불렀습니다. 물론 곡도 멋지고 책의 세계와는 또 다른 색채를 띠는 새로운 길이 열린 듯한 기분이 들어요.


(딩동딩동)


노래하는 건 조금 부끄러웠지만... 앞으로도 가능한 힘내야겠다고 생각하는지라. 저기... 응원 쪽도 잘 부탁드립니다. 라디오도 계속 힘내겠습니다.


(BGM)


특훈, 추억 이야기로 어제의 나 자신과 마주보자

어제 있었던 추억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매력을 재발견해보자 라는 코너입니다.

어제인가요... 어제는 오프, 쉬는 날이었으므로 집에서 책갈피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책갈피를 만드는 것도 취미로 삼고 있어요.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으므로 책 수만큼 책갈피가 필요해요. 저만의 오리지널 책갈피를 정말 좋아하는 책에 꽂으면 마치 제가 책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아서요.


(딩동딩동)

 

책갈피(시오리) 라는 단어의 어원은 몇 가지 있습니다만, 예전에 산길 등을 걸을 때 나뭇가지를 꺾어 표지를 만들었던 것에서부터 유래해 ‘가지를 꺾다’라고 적고 시오리라고 읽게 됐다거나, 가지를 휘게 하는 것을 ‘시호루’라고 부르던 것에서 바뀌었다고 전해져요. 시오리(栞)라는 한자 자체는 위에 호스(干)이라는 한자가 2개가 나란히 있어서 이것이 가지런한 표시라는 의미로 그것이 나무(木)로 만들어졌다는 것으로부터 시오리(干干+木=栞)라는 한자가 되었다고 하네요.

(삐이-)


앗... 또 이야기가 탈선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열중해버려서...


(딩동딩동)


후훗... 상냥하시네요. 저 자신을 되돌아본다. 이런 자리도 책갈피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돌아보면서 그런 일이 있었구나하고 생각할 때 저희들은 마음속에서도 책갈피를 만들고 있는 거라고요.


(딩동딩동)


후훗... 어쩐지 너무 잘난 체 해버린 것 같네요. 조금 부끄러워졌어요. 이상 추억 이야기 코너였습니다.


레슨 연기력을 갈고 닦아라 애드립 시츄에이션

이 코너에선 아이돌 활동에 필요한 연기력을 익히기 위해서 준비된 주제의 시츄에이션에 맞춰서 애드립으로 연기에 도전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이거에요.


아무도 없는 도서실에서 정말 좋아하는 그 사람에게 고백하자


아무도 없는건가요. 저기... 도서실에는 대체로 사서님이 계신데...

네. 도서실 안쪽... 그래도 도서실에선 조용히...

(삐이-)


에..? 예를 들면 아무도 없는 숲에서 나무가 쓰러지면 소리가 나는가? 인가요... 그렇군요. 꽤나 철학적인 질문이네요. 이 문제에는 도전하는 보람이 있을 것 같아요.

일단 물리적으로 나무가 쓰러지면 그곳엔 소리가 발생합니다만 관측하는 인간이 없다고 한다면 소리가 났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어요. 이것은 관측자의 존재가 영향을 준다는 슈뢰딩거에 의한 사고실험의 철학에서 발생한 것으로써...

(삐삐삐 삐-)


저기... 철학이 아니라 사랑의 말이 듣고 싶다, 인가요? 그렇네요. 또다시 얼떨결에 탈선을...

그럼 처음으로 돌아가서, 고백...사랑이지요... 저기...책에 관해서는 잡식성이라 연애물도 읽긴 하지만... 그런 세계는 제 인생과는 인연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삐-)


이 코너는 어렵다고 사전에 전해 들었습니다만, 들었던바 이상으로 어렵네요.

알겠습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


좋아합니다.


(삐이-)


저기... 간결하게 사정을 설명했다고 봅니다만.

에? ...감정이 담겨있지 않다, 인가요..? 확실히 구체적인 심정을 상상하지 못했던지라 그다지 감정이 실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어렵네요... 애당초 고백이란 도대체 뭘 고백이라고 하는 것인지...

(삐이-)


네...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네. 일단 생각해봤어요. 그럼 음악을 부탁드립니다.


이 책을 저라고 생각하고 빌려주세요.


(삐이-)


이 답도 안 되나요. 에... 넌 무슨 추천도서를 권하는 도서위원이냐? 인가요...

후훗..♪ 꽤나 재치 있는 지적이네요. 그럼 이야기도 정리된 것 같으니 이걸로 이 코너는 종료라는 것으로.

(삐삐삐- 삐-)


역시.. 얼버무릴 순 없네요... 대체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고백... 도서실... 도서실이라하면... 대출...

앗! 떠올랐어요. 저기 한 번 더 부탁드립니다.


저기... 그 책과 함께 저도 빌려주세요.


(딩동딩동)

 

후훗... 이번 것은 마음에 드셨나보네요. 그럼 레슨은 합격이란 걸로 괜찮을까요?


(따라라란)


고맙습니다. 무사히 합격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가능하다면 고백 씬 같은 건 제 인생에서 두 번 다시는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요.

이상 애드립 시츄에이션 코너였습니다.


엔딩

길었던 라디오를 들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오늘의 경험도 좋은 책갈피가 되어서 제 경험이라는 책에 끼워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리저리 탈선도 해버렸지만 때로는 정해진 길을 벗어나보는 것도 즐거울지도 모를.... 아니...즐거울 거예요.

여러분들도 길을 벗어나서 들에 핀 꽃을 보거나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평상시의 자신답지 아닌 자신을 즐겨보세요. 그리고 가끔씩은 저 사기사와 후미카에 대한 것도 생각해주세요.

다만 도서실에서 사기사와 후미카는 대출해주지 않으니 부디 양해해주세요.


(딩동딩동)


후훗... 그럼 마지막의 쁘띠코너 평범한 말에 마법을 걸어서 귀엽게 말하자, 신데렐라 워드로 작별입니다.

북커버

이상 사기사와 후미카였습니다. 당신의 하루가 좋은 하루가 되기를.

 

 

 

 

 

제 마음도 대출당했습니다. 근데 이과책도 읽는구나.. 의욀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