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미카 : 갑시다, 프로듀서씨, 카나데씨.

저희들을 기다리는 특별한 무대로.

SF에 비유하자면, 목표는… 미지의 별이네요.



후미카 : 프로듀서씨는 SF소설 좋아하나요?

고전SF에는 어머니 지구 같은, 푸른 별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가 몇몇 있어요.


후미카 : 대략적인 줄거리는, 지구에 뭔가 이변이 일어나,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우주에 나서는 이유는 다르네요.


후미카 : 그건 프로듀서씨의 우주선에 권유받았기 때문이에요.

제게 있어서 책의 세계는 오랫동안 정든 별이지만,

그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후미카 : 말을 걸어주셨을 때,

모래시계를 뒤집는 듯한, 무언가를 느꼈어요.

지금까지의 저는, 아직 서장이었을지도 모른다고요.


후미카 : 성간의 바다…… 에테르를 가로질러 나아가는 여행은 가혹해요.

표착해서 도착한 곳이 어느 별인지도 알 수 없어요.

원숭이의 별인지, 모래의 별인지, 혹은 얼어붙은 별인지도요. 하지만…….




후미카 : 중요한건, 자신의 의지로 도달하는 것.

끝까지 해낸 저는, 새로운 별에 당당히 내려서서,

보석처럼 빛나는 거겠죠. 분명…….







원숭이별이면 혹성탈출?

,



- 사무소 -


후미카 : ……첫 일은, 버라이어티 방송의 어시스턴트…인가요.

분명 서점을 돕는 일은 해봤었지만, 그런 거랑은 전혀 다른…장르가 아닐까요.


후미카 : ……면목없지만, 그 요청, 거절할 수 있을까요?

……정말로 잘해낼 자신이 없어요.


[한걸음, 내딛어 보자] <


후미카 : 한걸음, 내딛어보자…….

내용도 모른 채, 표지만으로 싫어하는 건, 좋지 않지만…….


후미카 : ……그래도 버라이어티는, 부담돼요.

하다못해 무언가 조언이라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어쨌든 얼굴을 들어라] <


후미카 : 시선을 올리고 있으면 되는 건가요? 겨우 그것뿐…….

알겠습니다, 해볼게요.





- 녹화 중 -


방송MC : 네, 그런고로 후미카쨩, 다음 판넬 들어줘.

하나, 둘, 쨘!


후미카 : ……네. 이쪽이에요.


후미카 : (……다행이다. 대본대로만 하면, 아무것도 말할 필요없어… 이거라면 끝까지……)


방송MC : 자, 최근의 유행에 대해서, 란 판넬이네-.

그럼 게스트로 넘어가기 전에… 후미카쨩, 최근 유행에 신경 쓰이는 점, 뭔가 있어?


후미카 : (……?)


후미카 : (이건 대본에 없는 내용입니다만……? 제게 대답을 요구하는…걸까요?

그……유행……유행?)


방송MC : 후미카쨔앙, 부끄러워하지 말고 뭔가 없어?


후미카 : (부끄러운……걸까요? 이 상황은.  모르겠어…….

하지만 그 사람은, 얼굴만은 들라고 말해주셨어. 그러니 하다못해 시선만이라도……)


후미카 : (위를 본다……)


방송MC : ……근데, 카메라만 보는게 다냐!

(폭소)

하하하, 재밌는 애네. 이 느낌으로 부탁해-


후미카 : 네, 네에…….

(어쨌든 말을 걸어오면, 무언가 말해야만……)


방송MC : 근데 후미카쨩, 이 VTR 어때?


후미카 : ……재밌, 어요.


방송MC : 크~ 감동적인 이야기구만~ 그래서, 후미카쨩?


후미카 : ……재밌어요.


방송MC : 슬슬 재밌다 이외의 감상 얘기해볼래. 방금 영상은~?


후미카 : …….

………….

………………!


후미카 : ……재미있었, 어요?


방송MC : 있었다, 가 됐을뿐이잖아! 아하하하! 천연이냐!

(폭소)





- 녹화 후 -


방송MC : 이야~ 사기사와씨, 프로듀서씨, 덕분에 재밌게됐어요. 그럼 다음에!


후미카 : 감사…합니다. 저기……프로듀서씨?


[잘해냈어] <


후미카 : 아, 네……. 그렇게 말해주셔서, 겨우 살았단 느낌이…….





- 돌아가는 길 -


후미카 : 프로듀서씨의 한마디가, 이제야 제게 스며들어요.

고개를 숙이고 있어선, 아무것도 안되는 거네요. 그래도…….


후미카 : ……고개만 안숙이고 있어도, 어떻게든 되는 일도 있다.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이해해도, 맞는 걸까요?


[끄덕인다] <


후미카 :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책에도 적혀있었어요.

눈이 앞에 달린 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고.


후미카 : 오늘밤부터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돌아가려고 해요.

지금은……고개를 들고, 시야를 넓히는 것.

오늘은 아무것도 못해냈지만, 조금씩…….


그렇게 말하며, 후미카는 위를 향하며 걷기 시작했다.


(콰당)


후미카 : 


후미카 : 아아, 죄송합니다……. 위를 보라는 건 비유였군요……죄송합니다.

부끄러운 일이에요. 정말로…….







이 날 문향이의 예쁜 눈이 공중파를 탔다고합니다

,



[후미카]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겠어요.
지금밖에 써낼수 없는 말이, 이곳에 있는것 같아서요.






[후미카]
……기다리게했네요. 늦어버려서 죄송해요.
그럼, 일할곳까지 가볼까요…….


[후미카]
일기를 쓰는건, 갑자기 생각난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남모르게 계속 동경하고 있었거든요.


[후미카]
저자신은 읽는것 뿐이고, 쓰는 측으로 돌아서는건, 주제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요.


[후미카]
……하지만 생각했어요. 아이돌 활동과 같은거라고.
도전해보지 않으면……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요.


[후미카]
……그래요, 이건 프로듀서씨의 영향이네요.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하지만, 확실한 이유…….


[후미카]
네, 제가 부르는 노래도, 입는 의상도, 전부. 프로듀서씨의 마음을 담은것.
그건, 분명…….





[후미카]
본적없는 세계에 데려다줄 열쇠겠죠.
푸른 의상을 몸에 싸고서, 고개를 들고, 환상적인 무대에…….






이 한장을 뽑는데 모든걸 잃고 그 이상을 얻었습니다

,



- 촬영 스튜디오 -


[후미카]
오늘은, 저의 아이돌로써의 첫일……. 그라비아 촬영…….
찍히는것도 또한 아이돌의 일…….


[후미카]
프로듀서씨께,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만…….
촬영하는 동안은, 저를 보지 말아주실수있나요.




{어째서?} <
{안됩니다}


-

[후미카]

……이래뵈도, 공부해왔습니다.

아이돌이 수영복차림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잡지에 잔뜩 실려있었어요.


[후미카]
그런거 쉽게 해낼수 있을리가 없어요…….
더욱이 프로듀서씨께 보여진다니, 절대로요.


[후미카]
그러니, 하다못해 보여지지 않는다면 해낼수있을지도 모른다고, 미약한 희망을 걸어봤어요…….
……하지만 그 모습으로 보아, 안되는 모양이네요, 분명히.

-




{어째서?}
{안됩니다} <


-

[후미카]

……그렇,군요……죄송합니다.

저는 이미 아이돌이고……. 그리고 이건 어엿한 프로의 일…….


[후미카]
……알고는 있었어요.
이런 어린아이같은 투정은 통용되지 않을거란걸요.


[후미카]
……예능계는 분명, 제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세계의 룰이 통용되지않아서.
견뎌내는 수밖에 없을거라고요…….

-



[후미카]
……저, 아이돌이 됐다곤해도, 여전히 사람과 말하는건 어려워요.
노래도 댄스도 그 무엇도 못하는 채…….


[후미카]
……솔직히 말해서, 프로듀서씨의 기대에 응하고 있단 자신이 없어요.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응해보이겠어요…….


[후미카]
응해낸다면……. 분명, 무언가가 바뀔지도 모르니까요…….


[후미카]
……그럼, 저기……촬영할때 입을 수영복은 어느쪽인가요.



{???} <



[후미카]
그러니까,수영복 그라비아니, 수영복을…….
설마, 직접 가져왔어야 하는건가요. 그렇다면, 준비가…….



오해라고 설명했다……



[후미카]
……선재사진은 그라비아 촬영이랑은 다른거였군요.
저자신의 어리석음과 천학함에, 얼굴에서 불이 나는것만 같아요…….
하아………….


[후미카]
……죄송합니다.
이야기를 되돌려서, 찍어주시지 않으실래요. 프로듀서씨.


[후미카]
아직 어리석고 미숙한 있는그대로의 저지만……. 각오만은, 되어있으니까요.
선재사진에 그걸 남길 수 있었으면, 싶어서요…….





난 나중에 너가 결국 수영복도 입은 미래가 보인단다

,



후미카의 첫 레슨을 끝냈다.
갈아입는걸 기다린다……



[P]
………….


[P]
………….


[P]
………….



{상태를 보러간다} <



후미카가 쓰러져있다



{말을 건다} <



[후미카]
……아아, 프로듀서씨. ……죄,죄송합니다.
……앞으로 5분, 아니……3분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조금……정말 조금만 더 쉬게해주시면…….



{물을 건낸다} <



[후미카]
……하아, 하아…… 고, 고맙습니다.


[후미카]
……죄송합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버렸네요.
이제, 괜찮아요……아마도요


[후미카]
댄스레슨은……정말, 따라가는게 최선이였어요.
설마 모두들, 이렇게나 하드한 레슨을 매일 하고있었을줄이야…….


[P]
오늘 레슨은 기초레슨이야…….


[후미카]
………….
이게, 기초……?
진짜는, 이거 이상이란건가요…….


[후미카]
다른 분들의 레슨풍경을 보고, 간단할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역시 보는것과 실제로 하는건, 천양지차네요…….


[후미카]
저라도 가능한것……이라고, 조금이라도 생각한건 큰 착각이였어요.
역시 저는, 아이돌이 될만한 그릇은 아니에요…….


[후미카]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은, 그야말로 마법의 장치에요.
안락의자에 앉아서 페이지를 넘기는것만으로도, 꿈의 여행을 떠나는.
온갖 능력과 꿈을, 공상의 세계에서 이뤄주는…….


[후미카]
……하지만, 진짜 경험, 진짜 능력은, 책을 읽는 것 만으로는 내것이 되지않는것.
몸을 움직여서, 처음으로 알게되는것도 있다…….


[후미카]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몸으로, 응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거네요.
이번엔 그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후미카]
……제 이야기는, 아직 서장도 끝나지않은 초반의 첫줄이에요.
앞으로도, 착실히 한글자씩 적어가, 쌓아올려가는거네요…….


[후미카]
계속 노력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대단원을 맞을 극적인 드라마를 그려내기 위해서요…….





푸치 댄스에피랑 내용이 비슷하군요. 아예 같은 문장도 있고

,




후미카 : …어렸을적부터 책이 제일 좋은 친구였어요.

근처의 도서관에 늘 다니면서 고금동서 여러가지 책을 있는데로 읽었어요.


후미카 : 엮인 이야기들은… 전부 눈부시게 빛나서……

제가 이야기의 주역이 된듯한 기분이라, 매일 책의 세계에 빠져있었던걸로 기억해요


후미카 : 프로듀서씨께 아이돌을 권유받았을땐 망설였습니다.

……제겐 무리라고 생각해서요.


후미카 : 하지만…… 느꼈어요.

책속의 빛나는 세계……그 가슴 뛰는 감각을, 혹시 현실에서도 맛볼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요.


후미카 : …저는…운동도 별로고… 사람 앞에 나가는 일도 못하기에……

도무지 아이돌과는 걸맞지 않는… 천학비재(浅学非才)인 몸이에요.


후미카 : …하지만, 프로듀서씨의 말을 믿고……

새로운 세계로 도전해보자고… 생각했으니까요.








후미카 : …부족한 몸이지만, 지도 편달을…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적어도, 고개를 들고…… 도전해보려고 생각해요.





사실상 후미카 스토리의 주제


,



- 카페 앞 -


독서중인 소녀가 있다


후미카 : …………….


[말을 건다]


후미카 : ………?

……제게, 무언가 볼일이라도?


후미카 : …아, 당신은… 저번에 서점에 오셨던 분, 이네요?

분명, 예능잡지랑 사진집을 몇권인가 샀었고
……그리고, 아이돌을 찾는다고 했었던가요.


[명함을 건넨다]


후미카 : …예능프로덕션의 프로듀서…?

아… 그래서 자료를 사셨던건가요.


후미카 : …하지만, 오늘 서점은 휴점이에요.

저도 보다시피, 오늘은 책을 읽는중인 평범한 학생이고요.


이야기를 했다


후미카 : …네 …사기사와 후미카라고 해요.

…지금은 학생이고…, 대학 문학부에 다니고 있습니다.
서점은 숙부가 영업하시고, 저는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어요.


후미카 : …책이, 좋으신…건가요.

그게, 책을 찾고있던 당신은 진심으로 보여서요.
일에 정열을 기울이시는 거네요. …분명


[스카우트 이야기를 꺼낸다]


후미카 : …저를, 아이돌로…말인가요?

……………….
…저기, 역시 이야기가 잘 이해가 안갑니다만


후미카 : …죄송합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실례할게요.




- 몇일후 -


후미카 : …엄청난 건물……마치 근대 도서관 같아.

여기가…예능프로덕션…….


[당신은…]


후미카 : …아. …오랜만이에요.

갑자기 들이닥쳐서 죄송합니다.
…실은, 그때 이후로 이리저리 생각해봤어요.


후미카 : …아이돌에 흥미는 없습니다만,

합연기연(合縁奇縁) 일기일회(一期一会)…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당신과 만난것도… 무언가 인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후미카 : 저기… 한번 더, 당신이 들려주지 않으시겠어요?

아이돌이라는, 아직 보지 못한 페이지의 이야기를요.
……시간은 충분하니까요.







역시 후미카랑 만난건 운명입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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